식사영양 8

처방식은 일반 사료와 뭐가 다를까 · 봉투로는 알 수 없는 것들

봉투 뒷면에는 '기타 반려동물사료'라고 적혀 있었습니다병원에서 처방식을 받아 왔습니다. 값도 일반 사료보다 눈에 띄게 비싸고, 수의사가 "이것만 먹이세요"라고 당부했죠. 그런데 집에 와서 봉투 뒷면을 뒤집어 보면 표시 항목이 생각보다 밋밋합니다. 어디에도 '처방'이나 '치료'라는 말이 없고, 사료 유형 칸에는 기타 반려동물사료 같은 표기가 적혀 있어요.여기서 의심이 생깁니다. 이거 진짜 특별한 물건이 맞나. 인터넷에서 더 싸게 파는 걸 봤는데 그냥 사도 되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처방식은 분명히 다른 물건이 맞습니다. 다만 그 사실이 봉투에 적혀 있지 않을 뿐이에요. 국내 사료 제도에 아직 '처방식'을 담을 칸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든요.이 글은 사료 라벨 읽는 법이 아닙니다. 그건 시니어 사료 고르는 기준..

노령견 근육이 빠지고 있어요 · 체중만 봐선 놓치는 신호

목욕시키다 젖은 털 아래로 낯선 몸이 드러났다면털이 물에 붙자 몸의 진짜 선이 나옵니다. 어깨뼈가 각지게 튀어나와 있고, 엉덩이는 얄팍하고, 등을 훑으면 마디가 하나씩 걸려요. 그런데 저울에 올려보면 지난달과 200g도 차이가 안 납니다. 체중계는 총액만 찍고, 그 안에서 무엇이 무엇으로 바뀌었는지는 안 적거든요.이 글은 방향을 조금 틀었습니다. 흔한 접근은 "얼마나 말랐나"를 재는 쪽인데, 여기서는 근육이 어디서부터 사라졌는지를 읽어요. 전신이 대칭으로 얇아졌는지, 한쪽 뒷다리만 가늘어졌는지, 관자놀이만 움푹 패였는지에 따라 뒤에 깔린 원인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빠진 자리가 다음에 열 문을 정해주는 셈이죠.실 하나를 더 겹칩니다. 근육을 걷는 조직으로만 보면 "지금 잘 걷는데요"에서 이야기가 끝나요...

노화의 신호 2026.07.21

노령묘 만성 신장병 식이 관리, 저인 처방식부터 피하수액까지

진단명은 들었는데, 오늘 저녁에 뭘 줘야 할지 모르겠다면노령묘 만성 신장병(CKD)은 진단 그 자체보다 진단 이후의 식이·수분 관리가 남은 시간의 길이와 질을 크게 좌우합니다. 이 글은 공신력 있는 수의 자료인 IRIS 신장병 가이드라인, ISFM·AAFP 고양이 진료 컨센서스, WSAVA 영양 평가 가이드라인, 머크 수의 매뉴얼을 교차로 확인해 정리한 실전편입니다. 증상 이야기는 앞선 글에 맡기고, 여기서는 저인 처방식을 언제 어떻게 시작하는지, 수분을 어떻게 늘리는지, 피하수액과 인결합제는 누구에게 필요한지만 순서대로 다룹니다. 검사지를 손에 쥐고 검색창을 열었을 마음, 조급하지 않게 하나씩 풀어볼게요.3초 요약신장 식이의 1순위는 저단백이 아니라 인(P) 제한이고, 진행을 늦춘다는 근거가 가장 탄탄..

노령견이 밥 안 먹을 때 · 원인 체크와 급여 요령 (병원 신호 포함)

밥그릇 앞까지는 왔는데, 거기서 발길이 멈췄다면사료 붓는 소리에 아이가 왔습니다. 늘 그랬듯 그릇 앞에 앉았고, 코를 대고 한참 냄새를 맡았어요. 그런데 한 알도 물지 않고 돌아섭니다.이 장면과 "그릇 근처에도 안 온다"는 장면은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그런데 병원에 전화할 때는 대개 하나로 압축됩니다. "밥을 안 먹어요." 그 한마디가 되는 순간, 수의사가 방향을 잡는 데 쓸 정보의 상당 부분이 사라져요.그래서 이 글은 흔한 원인을 늘어놓는 대신 방향을 틀었습니다. 먹는다는 행동을 배고픔 · 냄새 · 이동 · 씹기 · 삼킴 다섯 관문으로 쪼개고, 어느 관문에서 멈췄는지를 읽는 법으로요. MSD 수의 매뉴얼, WSAVA·AAHA 영양 가이드라인, 코넬대 고양이건강센터 자료를 교차로 확인했습니다.3초 요약..

노령묘 수분 섭취 늘리는 법 · 습식·급수기·물그릇 배치

급수기를 들인 지 일주일, 물통이 거의 그대로입니다택배 상자를 뜯고, 펌프를 씻어 조립하고, 거실 한쪽에 자리를 만들어 줬습니다. 첫날 고양이가 다가와 냄새를 맡았죠. 그게 전부였어요. 일주일 뒤 물통 눈금은 손가락 한 마디쯤 내려와 있는데, 증발한 건지 마신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여기서 보호자는 대개 둘 중 하나로 갑니다. "급수기가 안 맞나 보다" 아니면 "역시 고양이는 물을 안 마시는구나". 둘 다 질문을 잘못 잡은 결과일 수 있어요. 물그릇 음수량은 그 자체로 올려야 할 목표가 아닙니다. 식단이 바뀌면 따라 움직이는 잔액에 가깝거든요.그래서 이 글은 관점부터 바꿉니다. 얼마나 마셨나가 아니라 오늘 몸에 물이 총 얼마나 들어왔나를 장부처럼 보는 방식이에요. 고양이의 음수 동작을 다룬 유체역학 연구..

치아 나쁜 노령견 부드러운 식사 · 사료 불리기·습식 전환 요령

십 분째 그릇 앞에 서 있는데, 사료는 그대로입니다저녁을 부어주고 설거지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그릇이 거의 그대로입니다. 아이는 자리를 뜨지도 않았어요. 몇 알 물었다가 툭 떨어뜨리고, 다시 냄새를 맡고, 또 한 알 물었다가 놓습니다. 배가 고픈 건 분명한데 먹지를 못해요.이럴 때 대부분 사료부터 바꿉니다. 더 비싼 걸로, 더 부드럽다는 걸로. 그런데 진짜로 바꿔야 하는 건 제품이 아니라 물성이에요. 같은 사료라도 물을 얼마나 붓고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씹는 데 드는 힘이 달라지니까요.그래서 이 글은 "부드럽게 먹이는 법"을 목록으로 늘어놓지 않습니다. 대신 물성을 여섯 칸의 사다리로 쪼개고, 한 칸 내려갈 때마다 무엇을 내주는지를 따져요. 열량이 묽어지고, 상하는 시계가 켜지고, 입안 자극이 사라지고, ..

관절 영양제 성분 고르는 법 · 글루코사민·오메가3 근거와 함량 보는 법

서랍을 열면 반쯤 남은 통이 세 개주방 서랍을 열다 손이 멈춥니다. 반쯤 남은 통이 세 개예요. 작년 겨울에 산 글루코사민, 후기가 좋길래 들인 초록입홍합, 이름도 가물가물한 복합 제품. 어느 것도 끝까지 먹여본 적이 없고, 어느 것도 효과가 있었는지 말할 수 없다는 게 셋의 공통점이죠.대부분의 관절 영양제 글은 "무엇을 살까"에 답합니다. 이 글은 그 질문을 한 칸 미뤄둘게요. 여기서 다루는 건 "산 것이 우리 아이에게 통했는지 어떻게 판정할까"입니다. 성분마다 집단 근거의 두께가 다르고, 얇은 쪽일수록 브랜드 고르기보다 우리 집에서 개체 단위 시험을 설계하는 일이 앞서거든요. 라벨에서 mg을 뽑아내는 산수, 기준선 찍는 법, 8주라는 종료 시점, "좋아진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얼마나 자주 배신하는지..

관절·치아·눈 2026.07.08

노령견 시니어 사료 고르는 기준 · 단백질·지방·인·오메가3 성분표 읽는 법

봉투 두 개를 뒤집어 들고, 26%와 9% 사이에서 멈췄다면사료 코너에서 한 손엔 건식 봉투, 다른 손엔 습식 캔을 들고 뒷면을 나란히 봅니다. 조단백질 26% 이상. 그리고 9% 이상. 숫자만 보면 건식이 세 배 가까이 앞서죠. 그래서 캔을 슬그머니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그 26과 9는, 애초에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어요.이 글은 "무엇이 좋은 시니어 사료인가"를 골라 드리지 않습니다. 그 답엔 아이의 검사 수치와 체형, 쓰는 약이 필요하니까요. 대신 한 칸 앞을 다룹니다. 라벨의 숫자들을 어떻게 같은 자로 바꿔 같은 줄에 세우는가. AAFCO 기준과 표시 규정, WSAVA 사료 선택 가이드, 머크(MSD) 수의 매뉴얼, 국내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을 교차 확인했어요.3초 요약라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