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서 아래쪽 작은 글씨에서 손이 멈춥니다처치 날짜를 잡고 나면 종이 한 장을 받습니다. 위쪽엔 아이 이름과 받을 처치가 적혀 있고, 아래로 갈수록 글씨가 작아져요. 마취에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문장. 거기서 볼펜이 멈춥니다. 데스크는 이미 다음 안내 중이라, 물어볼 타이밍은 그렇게 지나가죠.그 순간 떠오르는 질문은 대개 하나예요. "이 나이에 마취해도 괜찮을까." 그런데 붙들고 있어도 답이 잘 안 나옵니다. 나이는 숫자 하나인데 마취는 여러 기능이 한꺼번에 걸리는 일이거든요.그래서 질문을 바꿔서 출발합니다. 마취는 재우는 일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하던 일 몇 가지를 몇 시간 동안 남에게 맡기는 일이에요. 무엇을 맡기는지, 누가 대신 붙드는지, 언제 돌려받는지. 이 셋이 보이면 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