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지 2주 뒤, 사료 한 포대가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초인종이 울리고, 현관 앞에 익숙한 박스가 놓여 있습니다. 두 달 전 걸어둔 정기배송. 아이는 2주 전에 떠났는데 시스템은 그걸 모르죠.보호자가 무심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에요. 아이의 이름은 생각보다 여러 곳에 흩어져 남아 있습니다. 지자체 전산망, 보험사 계약 원부, 쇼핑몰 정기결제, 병원 예약 시스템, 사진 앱의 '1년 전 오늘'. 각각은 서로를 모르고, 아무도 대신 정리해 주지 않아요.이 글은 그 자리들을 하나씩 짚어 배웅합니다. 출발점은 이거예요. 그 시스템들이 저마다 다른 시계로 돌아갑니다. 어떤 건 며칠 뒤에 울리고, 어떤 건 1년을 기다렸다가 웁니다. 그리고 늦게 우는 시계일수록 그때의 보호자는 무방비해요. 그래서 이 글은 급한 순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