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시키다 젖은 털 아래로 낯선 몸이 드러났다면털이 물에 붙자 몸의 진짜 선이 나옵니다. 어깨뼈가 각지게 튀어나와 있고, 엉덩이는 얄팍하고, 등을 훑으면 마디가 하나씩 걸려요. 그런데 저울에 올려보면 지난달과 200g도 차이가 안 납니다. 체중계는 총액만 찍고, 그 안에서 무엇이 무엇으로 바뀌었는지는 안 적거든요.이 글은 방향을 조금 틀었습니다. 흔한 접근은 "얼마나 말랐나"를 재는 쪽인데, 여기서는 근육이 어디서부터 사라졌는지를 읽어요. 전신이 대칭으로 얇아졌는지, 한쪽 뒷다리만 가늘어졌는지, 관자놀이만 움푹 패였는지에 따라 뒤에 깔린 원인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빠진 자리가 다음에 열 문을 정해주는 셈이죠.실 하나를 더 겹칩니다. 근육을 걷는 조직으로만 보면 "지금 잘 걷는데요"에서 이야기가 끝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