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그 혹, 커졌나요?"에 대답하지 못한 날반년 만에 간 진료실이었어요. 수의사가 등을 훑다 손을 멈추고 묻습니다. "저번에 있던 이 혹, 그동안 커졌나요?" 순간 머리가 하얘집니다. 어느 혹인지도 모르겠고, 그때 얼마였는지는 더더욱 모르겠거든요. "비슷한 것 같은데요…" 얼버무리는 3초에 반년치 정보가 통째로 사라집니다.대개 이 순간을 자기 탓으로 돌리죠. 더 자주 만져볼걸,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관심의 양이 아닙니다. 매일 만졌어도 똑같이 대답 못 했을 거예요. 혹을 구분해 두지 않았고, 잰 적이 없고, 처음 만진 날을 모르니까요. 손은 부지런했는데 기록이 없었던 거죠.그래서 이 글은 방향을 틀었습니다. "만져서 구분하는 법" 대신, 그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못 박은 뒤 보호자의 손에 다른 일..